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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시험, 존폐여부를 따지다

사회

2017. 6. 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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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부 17학번 대상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학부생들의 의견 분석

기초학부생이 E1 컨벤션홀에서 명예시험을 치르고 있다. < 사진 제공 = 베리타스 >

본 기사(1부)에서는 현재 명예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 취지이해도 등 다방면에서 명예시험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명예시험을 처음 응시해 명예시험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17학번을 대상으로 본지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2부 기사에서는 교수진 인터뷰, 학생대표 인터뷰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명예시험의 의의를 조사해 알리고자 한다.

지난 1학기 중간고사 기간 중 부정행위 의심행위가 적발되면서 1학기 기말고사부터는 감독시험이 진행된다. 현재 장학위원회가 부정행위에 관한 조사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DGIST 융복합대학총학생회(이하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 간의 의견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명예시험이 유보되면서 명예시험 존폐에 대한 사안을 중요하게 여긴 총학생회에서는 9월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17학번을 대상으로 DNA가 조사한 설문조사는 2017년 5월 23일부터 5월 25일까지 진행되었으며 103명이 응답해 51.5%의 응답률을 보였다. 명예시험을 처음 봤기 때문에 명예시험을 투명하게 관찰할 수 있고, 이전에는 대부분이 감독시험을 응시해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대상을 17학번으로 특정했다. 

69%의 학부생 명예시험에 찬성해

’명예시험 존폐여부 논의보다 

부정행위처벌 절차 보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의견도

대부분 DGIST에 입학해 처음 무감독시험을 치뤘을 17학번들에게 ‘명예시험을 보면서 어떠한 점을 느꼈는지’(중복응답가능)를 물었다. 75명의 학생들이 시험을 보기 전 선서를 했기 때문에 DGIST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 응시 가능(22%, 67명) ▲부정행위를 대비한 제도적 규제 장치 미비 (21%, 66명) ▲부정행위자로 인한 제도의 불공정성(15%, 45명) ▲감독 시험과 차이를 느끼지 못함(14%, 41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입학 전에 명예시험을 치뤄봤던 학생들은 DGIST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해 놀라웠고 제도를 제대로 정비해 명예시험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DGIST 학부생들은 명예시험 도입 취지와 목적을 알고 있을까? 75명(73%)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학생들 중에 66명(37%)는 학생이 자신의 명예를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주요취지로 꼽았다. ▲교수와 학생 간의 신뢰 구축 (26%, 47명) ▲학생을 교육의 주체로 인정 (19%, 34명) ▲스스로 자율과 책임감, 도덕성 함양 (18%, 32명) 등이 뒤를 이었다.

개별 답변을 역추적해본 결과 명예시험의 취지를 이해한 75명의 학생 중 64명의 학생이 앞으로도 명예시험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취지를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명예시험을 찬성하는 학생들까지 합쳐보면 71명(69%)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명예시험의 취지를 이해한 학생일수록 명예시험 제도를 찬성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명예시험 실시를 찬성하는 주요 이유로는 ▲학생들의 도덕성과 연구자로써 윤리의식 함양(50%, 62명), ▲교수, 학생 간 신뢰감 구축(39%, 48명) 등이었다. 기타의견으로는 ▲존폐여부를 논하기 보다 부정행위자 처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5명) ▲자신의 실력을 평가하는 좋은 제도 (2명) ▲명예시험을 치룬다는 자부심과 자긍심 (2명) ▲ 아무런 노력없이 폐지하는 것은 시급한 판단 (1명) 등이 있었다.

 반면 명예시험을 반대하는 32명(31%)의 학생들은 부정행위로 인한 시험 공정성 훼손 (33%, 28명)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서로 감시하는 분위기 형성 (23%, 19명) ▲어수선한 시험장 분위기로 인한 집중도 저하 (14%, 12명) ▲형식적인 명예시험이라고 생각 (13%, 11명) ▲교수님께 질문기회 축소 (10%, 8명) ▲시험 중 전반적인 진행 미흡 (5%, 4명)이 뒤를 이었다. 특히 1학기 중간고사 때 일부 시험실에서 전자기기 알림이 울린 경험이 있어서 반대 학생들인 32명 중 12명이 이와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기타의견으로는 ▲부정행위를 하는 학생들을 교육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 ▲ 학생들이 명예시험을 치룰 준비가 되지 않았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DGIST 기초학부는 생긴 지 불과 만 4년이 되지 않았고, 명예시험도 마찬가지이다. 부정행위를 두고 존폐여부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뜻이다. 지금 DGIST 학생들은 부정행위자에 대한 분노와 실망보다는 명예시험에 임하는 스스로의 자세를 돌아볼 시기이다. 학교측에서도 역시, Pre-DGIST 기간 중 예절교육 뿐만 아니라 명예시험에 대한 교육을 추가하고, 입학 선서에서 명예시험에 대한 내용을 강조했으면 한다. 이렇게, 학생들과 교수진들이 명예시험의 존속과 유지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그 의의를 충분히 공유한다면 이 제도가 DGIST만의 훌륭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교육과 서로에 대한 신뢰, 적절한 처벌제도 아래에서 DGIST 학생들은 스스로의 명예를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류태승 기자 nafrog@dgist.ac.kr  배현주 기자 bhjoo55@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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