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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X 국립대구과학관] '굿바이 질량원기!' 킬로그램 새 정의

학술

2019. 5. 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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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부터 새로운 킬로그램 정의 사용

새로운 정의 활용하기 위해서는 '키블 저울' 필요해

지난 20일부터 kg, A, K, mol이 새롭게 정의되었다. 각각 질량, 전류, 절대온도, 물질의 양을 표현하기 위한 국제 단위이다. 이 네 단위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단위는 당연히 매일 사용하고 있는 kg일 것이다. 과학자들은 왜 이 단위를 새롭게 정의한 것일까? 그리고 새로운 정의는 어떤 내용일까?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1795년 프랑스에서 녹는점에서의 순수한 물 1cm3의 질량을 1g(gram)으로 정하였다. 각설탕만한 물의 질량이 1g이다 라고 약속한 것이다. 킬로그램은 그램의 1000배이다. 1799년에는 최초의 킬로그램원기가 제작되었다. 이 원기의 질량이 킬로그램의 기준이 되었다.

1889, 국제도량형총회에서 국제 킬로그램원기의 질량을 1킬로그램으로 다시 정의하였다. 이때 기준이 된 킬로그램 원기는 백금 90%, 이리듐 10%합금이다. 공기와의 반응성이 적어 질량 변화가 작은 금속으로 제작하였다. 손상을 막기 위해 이중의 유리병 안에 보관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국가질량원기  <출처 = KRISS 보도자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질량이 변하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킬로그램원기의 표면이 오염되어 1년에 1마이크로그램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일정한 방법으로 세척하고 사용하도록 지침을 정했다.

기준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아야 의미가 있다. 아무리 신경 써서 사용해도 계속 변한다면, 완벽한 기준이 아니다. 과학자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20181113일에 열린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새롭게 킬로그램을 정의하였다.

킬로그램은 플랑크상수 h J s 단위로 나타낼 때 6.626,070,15 x 10-34이 되도록 정의된다.

참고로 플랑크상수는 양자역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요 상수 중 하나다. 상수, 즉 절대 변하지 않는 값이다. 이 정의는 아무리 읽어봐도 감이 오지 않는다. 킬로그램이 양자역학의 플랑크상수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비밀은 키블저울 (Kibble balance)에 있다.

키블저울

키블저울은 전자기력을 이용해 질량을 측정하는 도구이다. 자기장 안에서 전류가 흐르는 도선은 힘을 받는다. 이 힘과, 지구가 질량을 잡아당기는 힘을 비교해 질량을 측정한다. 물리 실험 도구인 전류천칭과 같은 원리이다.

키블저울 <출처 = 위키피디아>

우선 전류천칭의 원리부터 살펴보자. B의 크기를 갖는 자기장 안에서 길이가 l이고 I의 전류가 흐를 경우 도선은 F=BxLI  의 힘을 받는다. 이것을 자기력이라고 한다. 자기력의 방향은 벡터의 외적에 의해 결정된다. 도선 반대 방향에 놓인 추에는 중력이 가해진다. 이 힘이 평형이 되면, 천칭이 수평을 이룬다.

키블저울은 전류천칭을 수평으로 만드는 전류를 먼저 찾는다. 전류는 다시 옴의 법칙을 이용해서 전압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특수한 전기소자인 조지프슨 접합에서 전압은 V=nhf/2e  라는 관계식(h는 플랑크상수, n은 어떤 정수, f는 소자에 가해지는 전자기파의 주파수, e는 기본전하량)을 갖는다. 플랑크상수로 전압을, 전압으로 전류를, 전류로 질량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랑크상수로 질량을 표현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논리로 새롭게 킬로그램을 정의했다.

이제 질량의 단위 킬로그램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플랑크 상수에 기반하게 되었다. 안정된 정의를 가진다는 것은 과학계로서는 무척 기쁜 일이다. 정의가 새로워진다고 해서 그 값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그 값은 거의 변하지 않아 일상생활에서는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정밀한 측정이 필요한 산업에서는 단위가 안정됨에 따라 더욱 정확한 측정이 가능해졌다.

김승규 기자 seunggyu@dgist.ac.kr

<편집자 주> [DNA X 국립대구과학관] 시리즈는 디지스트신문 DNA의 기자들이 국립대구과학관 과학기자단으로 참여하여,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합니다. 
뿐만 아니라, 국립대구과학관은 디지스트와 함께 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디지스트와 국립대구과학관 사이, 상호협력과 교류를 독려하기 위하여 기획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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