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새들의 죽음을 막아라! 과학기술교에서 ‘잡다’는 무엇을 했나?

문화

2020. 1. 10. 00:45

본문

지난 10월 28, 29, 30일 총 3일 동안 과학기술교에 앉아 스티커를 붙이는 이들을 보았을 것이다. 이들은 디지스트 생태학 동아리 ‘잡다’의 일원으로 조류 유리창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기술교에 스티커를 붙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시트지를 붙인 과학기술교 <사진 = 최유진 기자>

 

조류의 눈은 머리 측면에 위치한다. 이로 인해 조류는 전방에 있는 물체의 거리를 분석하기 어렵다. 동시에 유리의 투명성과 반사성 때문에 조류는 유리창을 개방된 공간으로 인식한다. 조류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조류가 유리창에 충돌해 다치거나 폐사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만 매년 800만 마리의 새들이 유리창에 충돌한다고 한다. 디지스트 교내외에서도 이러한 조류의 유리창 충돌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디지스트 생태학 동아리 ‘잡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신고 및 접수된 교내외의 조류 유리창 충돌 사건은 ▲오목눈이 2건 ▲새 매 1건 ▲물총새 1건 ▲박새 1건으로 총 5건이다. 


디지스트 교내외에서 발생하는 조류의 유리창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디지스트 생태학 동아리 잡다’(이하 ‘잡다’)에서 두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0월 28, 29, 30일 총 3일에 걸쳐 ‘잡다’는 과학기술교에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디지스트 정문에 위치한 과학기술교 사이에는 투명한 유리벽이 있다. 유리벽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새들에게 유리벽은 죽음의 장소가 된다. ‘잡다’에 신고된 조류의 유리창 충돌 사건들 중 가장 많은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지난 3일간 해동 창의 마루 한쪽에 수업이 없는 시간마다 ‘잡다’ 부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쉬지 않고 불투명한 시트지를 작게 잘랐다. 시트지를 충분히 자른 후에는 과학기술교로 장소를 옮겼다. 과학기술교 앞에서 ‘잡다’ 부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스티커를 나란히 붙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1m x 2m 크기의 유리 66개에 이 작업을 반복했다. 29일에는 ‘잡다’의 지도 교수인 이상임 교수 또한 시간을 내어 동아리 부원들과 시트지를 자르고 붙이며 함께 작업했다.
 

과학 기술교에 붙이기 위해 자른 시트지<사진제공=최유진 기자>


 

 ‘잡다’의 부장 이수빈 학생(18’)에 따르면  새들은 5cm x 10cm보다 큰 틈을 통과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 때문에 시트지 사이의 간격이 5cm x 10cm 이하가 되도록 시트지를 붙여야 한다. 또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맹금류 스티커는 조류 유리창 충돌 방지에 효과가 없다. 

‘잡다’부원이 모여 시트지를 붙이고 있다. <사진 = 최유진 기자>  


 이수빈 학생은 덧붙이며 고된 작업이었지만 많은 부원 및 학우들이 동참해주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잡다’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전했다. 또한 교내외에서 발견한 죽은 새 혹은 다친 새에 대한 제보도 꼭 부탁한다고 전했다. 한편 과학기술교 사용 승인은 교내 시설 관리팀에서 받았다고 한다.

최유진 기자 dbwls99673@dgist.ac.kr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