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생태학 동아리 잡다에서 조류의 유리창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기술교에 시트지 부착 작업을 하였다. 조류의 유리창 충돌은 무엇인지 기초학부 이상임 교수, 생태학 동아리 잡다의 김해성(18), 김건석(16) 학생과 자세히 살펴보았다.

Q1. 새들이 유리창에 충돌하는 이유와 이것이 초래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이상임 교수) 새들이 유리창에 충돌하는 것은 특정한 각도에서 빛이 반사되면 하늘처럼 보이거나 유리창이 투명해서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반사되면 하늘이라고 생각하고, 투명해서 안보이면 지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유리창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행속도를 줄이지 않아 부딪히는 순간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에 목뼈가 부러지거나 두개골 손상이 발생하는 등 치명적인 손상을 입습니다. 손상이 경미한 경우에도 상당 기간 동안 기절해 있거나 하여 회복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며, 그동안 포식자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유리창 충돌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초래하는 문제는 부딪히는 조류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하지만 (인간의 활동으로 자신의 생존이 쓸데없이 위협을 받으니까요),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분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의도하지 않고 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위험요소를 방치함으로써 야생동물이 죽어 나가는 현실은 생명에 대한 윤리의 측면에서 보나, 생명 다양성 보존을 지향하는 생태의 측면에서 보나 올바른 일이 아닙니다.

Q2. 디지스트 내 조류 유리창 충돌 현황은 어떤가.

이상임 교수) 자료수집을 시작한 이래로 학교 내 조류 유리창 충돌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8월 중순 이래로 현재까지 유리창 충돌로 추정되는 사고가 접수된 건은 총 25건입니다. 철새보다는 텃새의 충돌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되며, 몸집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서 작은 솔새부터 크게는 큰오색딱따구리나 새매까지 충돌로 사망하였습니다.

충돌사고가 빈번하게 보고되는 장소는 기숙사 (201, 202, 203동 일대 포함 7), 학술정보관 주변 (4), 정문 쪽 과학기술교 (3), R4 건물 주변 (2), S1 근처 (2), E7 외벽 (2) 입니다.

 

Q3 디지스트 내에서 유리창 충돌을 방지하려는 방안이 시행되고 있는가.

이상임 교수) 지난주 잡다.에서 정문 쪽 과학기술교 유리 벽에 사각형의 스티커를 일정 간격으로 붙이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유리창 충돌에 가장 취약한 기숙사와 학술정보관에는 충돌방지를 위한 노력이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비슬창의융합관까지 전면 유리로 건축되어서 조류 유리창충돌에 취약한 건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걱정이 많습니다.

잡다) 블라인드만 내려도 충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 내리기 운동을 진행하면 어떨지 구상 중에 있습니다. 사실 가장 쉬운 방법은 유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경우 외벽의 유리사용을 줄이고 있는 추세인데, 과학기술원인 디지스트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Q4. 조류를 구조하는 과정이 어떻게 되는가. 구조에 어려운 점은 없는가.

구조된 소쩍새  < 사진제공 = 잡다 >

 

잡다) 제보가 들어오면 부원이 조류 옆에서 대기하고, 조류 연구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구조합니다. 먹이를 급여한 후 이상임 교수님과 방생 여부를 판단합니다. 성조의 경우 방생할 수 있지만 유조는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 방생할 수 있는 기간과 매뉴얼이 정해져 있습니다.

어려운 점은, 잡다 부원들은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조류를 발견했을 때 대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합니다. 또한 빠른 구조를 위한 인원이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합니다. 제보가 들어와 구조를 하러 갔을 때 고양이가 물어가거나, 청소원 분들이 수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류를 구조하는 활동이 심리적으로 힘들기도 합니다. 구조를 가보면 부리가 부러져있는 등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크기가 작은 조류, 큰 조류 모두 구조하는데 사체를 안으면 묵직하고 온기가 느껴져 마음이 무겁습니다.

Q5.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해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상임 교수) 우선 십시일반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잡다. 부원들에게 깊은 감사드립니다. 생명 사랑으로 유리창 충돌사고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학내 구성원께도 깊은 감사드립니다.

잡다) 학생들이 지속적인 제보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제보를 독려하는 카드 뉴스 등을 올리면 하루에 두 건 이상 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달에 한 번 정도입니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활동이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김현아 기자 hyuna0827@dgist.ac.kr

Posted by dgist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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