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3월 9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시행 중이다. 전격적인 온라인 강의는 처음인 만큼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어떤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기초학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3월 19일부터 3월 23일까지 5일간 구글 설문 폼을 이용하여 이뤄졌다. 구글 설문 폼 링크는 페이스북 학부생 페이지, DGIST Web Mail로 배포했다. 응답자 총 221명 중 중복 2명, 학번 기재오류 1명은 결과에서 제외했다. (신뢰수준 90%, 표본오차 ±4.8%)
20%의 학생은 제대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공부할 환경이 충분한지 알아보기 위한 문항에서, 과제 하면서 친구에게 물어보기 힘들다는 학생은 13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62.4%에 이르렀다. 강의를 집중해서 들을 공간이 없어 힘들다는 학생도 20.2%로 적지 않았다.
가정 인터넷이 마땅치 않은 학생은 10.6%, 도서관을 갈 수 없는 지금 상황에 교재를 준비할 여건이 안되는 학생은 10.1%였고 아예 개인 컴퓨터가 없다는 학생도 적지만 있었다. 셋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학생은 20.2%였다. 이는 당장 학습이 곤란할 수 있는 문제다. 학생팀 등에서 더 신경써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중에는 기숙사 전원 퇴실 조치 당시, 급하게 나가야 했고 곧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안내받아서 노트북이나 교재 같은 짐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집이 거리가 있어 가지러 가면 숙박을 해야 하는데, 기숙사에서 숙박은 불가능하고 학교 외부에서 개인적으로 숙박을 해결하라는 답만 받아서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면강의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아쉽지만, 질의응답에는 유리했다
응답자 중 대면 강의 경험이 있는 기존 재학생을 대상으로 ▲그룹별 토의 ▲수업 집중 정도 ▲질의응답에서 수업 질 차이를 질문했다. 대체로 대면 강의보다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룹별 토의에 대해 특히 부정적이었다. 응답자 중 한 학생은 직접 만나지 않으니 그룹별 토의 때마다 여전히 어색해서 힘들다고 밝혔다.
단, 질의응답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이 조금 더 많았다. 대면강의를 시작하더라도 같은 방식의 질의응답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과반이 수업에 더 집중이 힘들다는 답을 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학생도 많았다. 집중이 힘든 이유는 ▲음질과 강의 끊김 ▲학습환경 마련의 어려움이 가장 많았다. 교수와 상호작용을 하지 못해 집중이 어렵고, 강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다.
20학번 신입생들의 응답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 질의응답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그룹별 토의는 3/4가량의 학생이 경험했는데, 대면강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 비해서 긍정적인 답의 비율이 높았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사용하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효용성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업에 집중은 잘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기술적 문제와 더불어 학습 환경의 문제로 집중이 힘들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같은 자리에 앉아 오랫동안 화면만 보는 것이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다.
60%의 학생이 강의가 끊기거나 나가져서 수업내용을 놓쳤다
강의가 너무 자주 끊기거나 나가져서 수업내용을 놓쳤다는 학생은 59.6%에 달했다. 여러 학생이 컴퓨터가 멈추거나 인터넷이 끊기는 등, 피치 못 할 문제로 놓칠 수 있으니 녹화를 반드시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었다. 서버 문제는 계속 개선하고 있지만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모든 학생이 완벽한 환경에서 수강하는 것은 아니다. 강의녹화는 필수적으로 보인다.
마이크 음질의 문제도 응답자의 절반이 겪었다. 단순히 듣기 불편한 수준이 아니라 강의 내용을 알아듣기 힘든 수준이라는 의견도 여럿 있었다. 강의를 보는 것과 자료를 보는 것 혹은 필기하는 것도 모두 한 컴퓨터로 하므로 힘들다는 학생도 거의 50%에 근접했다. 아직 LMS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의 수업에서는 수업 자료 공유가 되지 않아 힘들다는 학생도 있었다.
그 외에도, ▲실험을 제대로 익히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 ▲옆 사람에게 물어보지 못해 답답하다 ▲일부 학생이 분위기 흐리기가 쉽다 ▲카메라를 켜면 모든 학생에게 사적 공간을 공개하게 돼서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었다.
온라인 강의가 이뤄지는 중에 한차례 기숙사 입주 연기가 있었는데, 대구에서 먼 지역에 사는 경우에는 기숙사 입주 연기가 갑자기 통보되면 기차나 비행기 등 이미 예매한 교통수단 때문에 곤란하니 더 일찍 안내해주면 좋겠다는 요구사항도 있었다.
이동규 기자 kinkigu@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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