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021 UGRP 우수연구] 알츠하이머의 베일을 한 겹 벗겨내다

학술

2022. 5. 26. 15:01

본문

2021 UGRP 학술기사 첫 번째 ‘Bin1/Picalm이 microglia에서 amyloid β 제거에 미치는 영향 규명’

 

  2021 UGRP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본 연구는 치매 유발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 병의 발병기작 일부를 다룬다. 학생들은 아밀로이드 β(amyloid β, Aβ) 제거에 대한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내 유전자 Bin1과 Picalm의 역할을 연구하였다. 유성운 교수의 지도 하에 ▲김초린(’19) ▲옥성원(’19) ▲장규림(’19) ▲진가연(’19) ▲정유나(’19) ▲최유진(’19) 학생 6명이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그 중 ▲옥성원 ▲김초린 ▲최유진 ▲진가연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밀로이드 β란 알츠하이머의 발병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아미노산 펩타이드이며, 미세아교세포는 뇌와 척수에서 발견되는 작은 세포 종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유전자 실험 기법 녹다운(knockdown)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술이다.

 

UGRP 연구의 시작

 

Q. UGRP 주제가 매우 구체적이다. 이런 주제를 선정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좌) 아밀로이드 세포 내 섭취에서 Bin1의 역할 (우) Picalm 관여 clathrin 매개 세포 내 섭취 <그래픽 = UGRP 팀 제공>

 

옥성원(이하 옥) – 미세아교세포는 뇌에서 아밀로이드 β와 같은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세포이고, Bin1과 Picalm은 수용체 매개 세포 내 섭취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미세아교세포가 아밀로이드 β를 제거하는 기작을 밝혀내고 알츠하이머 병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본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진가연(이하 진) – 뉴런에서의 알츠하이머 및 아밀로이드 β 연구는 너무 흔한 주제여서 다른 세포 모델을 찾아야 했다. 미세아교세포를 모델로 하는 연구의 경우 가능성까지만 제시가 되어 있고 선행 연구 결과는 많지 않아 우리가 직접 연구해보자고 생각했다.

 

Q. UGRP 팀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궁금하다.

– 나와 장규림 학우가 UGRP를 시작하기 전년도 여름방학 때 팀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평상시 조별과제 등에 성실히 임하던 친구들을 눈여겨 보았다가 주제 키워드를 알려주고 팀에 들어올 것인지 물었다. 관심을 보이는 친구는 기존 멤버들의 동의를 받아 팀에 포함했고, 그렇게 한 명씩 모아 총 6명으로 된 팀을 구성했다.

 

"실험에서 할 수 있는 실패는 다 해본 것 같다"

 

Q. 주제 선정 후 그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연구를 설계하는 과정을 어떻게 진행하였는지 궁금하다.

– 선행 논문을 많이 읽고 지도교수님, 박사 과정 선배 두 분과 자주 회의를 하면서 필요한 실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잡혔다. Picalm과 Bin1의 영향에 대한 논문을 조사하여 가설 설정도 많이 해보고, 설정한 가설을 교수님 앞에서 발표하고, 검증을 위해 어떤 실험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웠다. 실험이 잘못된 경우 원인 탐색에도 시간을 많이 썼다. 실험이 잘못되면 방향을 바꾸거나 기간에 맞춰 주제를 축소시키기도 하고, 피드백과 내부 회의를 거치며 여기까지 왔던 것 같다.

 

Q. 연구 과정 중에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다.

김초린(이하 김) – 실험에서 할 수 있는 실패는 다 해본 것 같다. 선행 논문을 보면 대부분 유전자 발현을 늘이거나 줄이는 두 가지의 실험을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 세부 과정이 굉장히 많아서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또 Bin1과 Picalm 유전자의 선행 연구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실험 조건을 잡기 어려웠다. 6명의 인원이 실험 일정을 맞추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knockdown을 유도하는 shRNA의 처리 시 아밀로이드의 흡수(uptake) 및 분해(degradation) 정도 비교. (좌) shCon과 shBin1 비교 (우) shCon과 shPicalm 비교 <그래픽 = UGRP 팀 제공>

 

– 가장 어려웠던 건 연구 결과 해석이었다. 보통 어떤 유전자를 녹다운했을 때와 과발현(overexpression)했을 때 결과가 반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연구한 유전자는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미세아교세포에 대한 논문 자체가 적고, 상반되는 결과를 보이는 논문도 많았기 때문에 많이 고생했다.

 

Q. 반대로 연구 과정에서 가장 재미있었거나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최유진(이하 최) – 새로운 실험 등 모르는 것을 배우는 즐거움이 컸다. 연구 주체가 되어 실험하는 것이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게 많아 좋았다.

– 큰 하나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행복했다.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는 것에 대한 성취감도 있었다.

– 실험을 집중적으로 진행한 여름학기가 기억에 남는다. 방학에는 실험 일정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깊이 있는 연구 활동을 하고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연구 주제를 정하고, 1년 동안의 연구 계획을 세우고, 실험 기법을 익히고, 데이터를 해석하는 전 과정을 학부생끼리 해보는 UGRP 연구 경험만큼 많은 것을 얻은 적은 없었다.

 

Q. 우수 논문으로 선정이 된 만큼 다른 그룹과는 차별되는 점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타 그룹에 비해 추가적으로 들인 노력이 있다면 무엇이었는가?

– 드라이브에 실험 일지를 매일 기록해서 실험에 참여하지 못한 팀원과 공유하고 진행 사항을 업데이트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보고서의 개요와 내용을 미리 생각해 두고 꾸준히 써 두니 분량이 많고 구체적인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그게 차별점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Q. UGRP를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시간의 한계로 Bin1, Picalm 유전자의 발현량을 증가시키는 과발현 연구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전자나 단백질의 기능을 연구할 때는 보통 발현을 낮추는 작업과 높이는 작업을 함께 진행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녹다운 결과만을 분석하였는데 과발현 실험을 함께 진행했더라면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을 것 같다.

– 실험의 반복 횟수를 늘렸다면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못한 아쉬움이 가장 크다. 하지만 연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확인하고 그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험을 학부생 때 겪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UGRP를 진행할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 UGRP는 DGIST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지원을 받고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실험이 잘 되지 않아서 계획을 수정하는 등 힘든 점도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정말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주체적으로 열심히 노력한다면 이후에 상당한 도움이 될 활동이다.

– 대학원에 진학하면 그때부터는 개인이 모든 실험을 이끌어가야 한다. 사실 실패를 혼자 경험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 될 수 있는데, 팀원과 함께하면 실패의 충격이 많이 완화된다. 그렇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연구를 진행하며 겪는 여러 경험들이 나중에는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UGRP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UGRP를 진행하면서 팀원끼리 일을 분담하거나 개인적으로 자료를 찾아보는 경우가 있을 텐데, 함께 활동을 하더라도 모두가 똑같이 배울 수는 없다. 모든 학부생이 동등하게 갖는 기회 속에서 누구보다 많은 것을 얻어 가길 바란다. 동시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서로 채워주고 함께 성장하여 팀 전체의 연구 역량을 높이는 활동으로 UGRP를 바라보아도 좋을 것 같다.

 

전사빈 기자 jsb4058@dgist.ac.kr

박재영 기자 jaeyoung21@dgist.ac.kr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