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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노벨 생리의학상] RNA 염기 변형과 면역반응, mRNA 백신 개발의 토대

학술

2023. 11. 1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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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일, 생화학자 Katalin Karikó (이하 카탈린 칼리코)와 면역학자 Drew Weissman (이하 드류 와이스먼)이 2023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두 연구자의 RNA 염기 변형 연구가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의 과학적 토대가 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였다. mRNA 기반 백신은 다른 종류의 백신인 ▲사백신 ▲생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과 달리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번 코로나-19 백신 또한 mRNA 기반 백신으로 짧은 시간에 개발될 수 있었다. 

2023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카탈린 칼리코(좌) 드류 와이스먼(우) <사진 = 노벨 재단 누리집 캡쳐>


mRNA 백신 개발 시도는 1980년부터 있었다. 당시에 세포 배양 없이 mRNA를 합성할 수 있는 시험관 전사(in vitro transcription) 기술이 개발되어 이론적으로는 mRNA 백신 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험관 전사로 합성된 mRNA는 체내에서 염증반응을 일으켜 의료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당시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교수였던 두 수상자는 시험관 전사 RNA가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나섰다. 2005년, 그들은 세포가 합성한 mRNA에서 발견된 핵산 염기의 특수한 변형을 시험관 전사 RNA에 적용하면 염증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면역세포가 염기 변형이 없는 RNA에 노출될 경우, 이를 병원균 등이 만든 외래 물질로 인식하여 염증반응을 유도한다. 반면 염기 변형이 있는 RNA에 노출될 경우 체내의 세포가 만든 물질로 인식하여 염증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염기 변형 여부에 따른 면역 세포의 반응 <그림 = 김신지 기자>


두 수상자는 RNA의 염기 변형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다. 2008년 후속 연구에서 변형 염기 슈도유리딘(ψ)을 포함한 RNA가 유리딘을 포함한 RNA보다 세포 속에서 더 많은 단백질 합성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더 안정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어진 2010년 연구에서 슈도유리딘이 단백질 합성을 촉진할 수 있었던 이유가 유리딘 활성 RNA-의존 단백질 분해효소(uridine activate RNA-dependent protein kinase, 이하 PKR)와 연관됨이 확인됐다. 유리딘을 포함한 RNA는 전사를 억제하는 PKR을 활성화하는 반면, 슈도유리딘을 포함한 RNA는 PKR을 보다 적게 활성화해서 전사 억제를 막을 수 있었다.

염기 변형 mRNA의 의료적 활용 가능성을 증명한 그들의 연구는 mRNA 백신 개발의 새 지평을 열었다. 2010년에 mRNA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를 활용한 백신 개발이 진행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른 속도로 개발된 두 종류의 m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약 95%의 보호 효과를 보였다. 다른 방법으로 제작된 백신도 도입되어 전 세계적으로 130억 회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으며,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사회를 정상으로 복귀시킬 수 있었다.

김신지 기자 sjneuroenurony@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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