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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과 교수가 답한다, “인공지능기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회

2023. 5. 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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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20학번 학부생부터 공통필수 과목에 컴퓨터공학 3과목을 추가했다. ▲프로그래밍 데이터사이언스기초 인공지능기초가 그 주인공이다. 시행 4년 차를 맞이한 지금, 학부생 모두가 수강해야 하는 과목인 만큼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중 2학년 2학기에 수강하게 되는 인공지능기초 과목은 3과목 중 가장 어려우며 다양한 문제점을 호소하는 과목이다.

DNA는 지난 3년간의 기초필수 컴퓨터공학 3과목에 대한 의견을 설문조사를 통해 학부생에게 물었다. 그리고 취합된 의견을 토대로 인공지능기초를 담당하는 임성훈 교수(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와 인터뷰를 가졌다.

 

컴퓨터공학 공통필수 3과목, 학부생의 의견은?

지난 3 30일부터 4 7일까지 9일간 컴퓨터공학 공통필수 3과목 프로그래밍 데이터사이언스기초 인공지능기초를 수강 완료한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은 총 113명으로 그중 프로그래밍을 수강한 학생은 112데이터사이언스기초를 수강한 학생은 90인공지능기초를 수강한 학생은 54명이었다.

과목별 난이도 응답자 수 비율 (%) < 그래픽 = 김오민 기자 >

 

3과목의 난이도에 대해 매우 어렵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인공지능기초가 가장 높았고 그 뒤를 데이터사이언스기초와 프로그래밍이 따랐다. 전반적인 응답을 보아도 학생들이 체감하는 3과목의 난이도는 프로그래밍, 데이터사이언스기초, 인공지능기초 순으로 증가함을 볼 수 있었다.

과목별 구성 적절도 응답자 수 비율(%) <그래픽 = 김오민 기자>

 

3과목의 구성의 적절함에 관한 질문에서 매우 부실하다고 답한 학생 비율은 인공지능기초가 가장 높았으나 3과목 모두 해당 선택지에 응답자가 적었다.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인공지능기초가 과목의 구성이 부실하다고 평가한 반면, 프로그래밍과 데이터사이언스기초에 대해서는 적절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과목별 진로 도움 정도 응답자 수 비율(%) <그래픽 = 김오민 기자>

 

3과목이 진로에 도움이 되었는가에 관한 질문에 대해매우 그렇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프로그래밍, 데이터사이언스기초, 인공지능기초 순으로 높았다. 전반적으로 프로그래밍과 데이터사이언스기초는 진로에 도움을 준다는 답변이 많았던 반면, 인공지능기초의 경우 찬반 의견이 갈렸다.

과목별 공통필수 필요도 응답자 수 비율(%) <그래픽 = 김오민 기자>

 

3과목이 공통필수 과목으로 필요한지에 관한 질문매우 그렇다라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프로그래밍이 가장 높았다. 데이터사이언스기초도 프로그래밍만큼은 아니지만 과반수가 공통필수 과목으로 필요하다고 답하였다. 인공지능기초의 경우 공통필수 과목으로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전반적으로 학생들은 인공지능기초는 컴퓨터공학 공통필수 3과목 중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으며, 과목의 구성이 가장 부실하고, 공통필수 과목으로서의 필요성도 낮다고 답하였다. 진로 도움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의 양극화는 인공지능 관련 전공 희망자와 비희망자로 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답변자 중 컴퓨터공학트랙 학생이 다른 트랙 학생에 비해 인공지능기초가 진로에 도움이 된다고 한 응답자 수가 많았다.

왜 이런 답변이 나왔을까? 학생들은 이 3과목, 그리고 특히 인공지능기초에게 어떤 개선점을 바라고 있을까? 설문조사의 마지막에 물었던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정리해 보았다.

1.     세 과목 모두 대형 강의로 진행됨이 아쉽다.

프로그래밍, 데이터사이언스기초, 인공지능기초 세 과목 모두 대형 강의로 진행된다. 이는 공통필수 과목인 세 과목의 특성상 매년 200명이 넘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형강의로 진행되었을 때 집중력 저하 문제, 강의 질 저하 문제 등을 지적하였다. 일부는 분반을 나누어 수업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2.     인공지능기초를 가르치는 4명의 교수 간 연계가 체계적이지 못하다.

인공지능기초는 총 4명의 교수가 한 학기 동안 강의한다. 학생들은 이 4명의 교수 간의 수업 내용 연계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업의 목적과 방향성이 모호하며 주요 내용 파악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3.     인공지능기초의 구성이 비전공자와 전공자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인공지능기초의 구성에 대해 비전공자는 내용이 너무 어려우며 과목을 들어야 할 동기 결여와 필요성을 모르겠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내용이 너무 이론에만 치우쳐져서 비전공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실제로 적용하기도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전공자의 경우 인공지능기초와 기계학습개론의 내용이 상당수 겹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오히려 인공지능기초는 비전공자들까지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다 보니 많은 양을 간략히 소개하는 형식으로 설명하기에 전공에 도움이 크게 되지도 않으며 오히려 내용이 겹치는 기계학습개론과 같은 과목을 이수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4.     컴퓨터공학 공통필수가 세 과목인 것은 너무 많다.

컴퓨터공학만 공통필수가 세 과목이나 되는 것은 너무 많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컴퓨터공학 비전공자의 경우 이 3과목 때문에 자신의 다른 전공과목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 학생은 이 공통필수 3과목에 대해유기화학 1, 2를 전교생에게 듣게 하는 것과 같다라며 불만을 표했다. 타 과기원의 경우 데이터사이언스기초 그리고 인공지능기초와 유사한 공통필수 과목이 없다는 점을 들어 프로그래밍까지만 공통필수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담당 교수가 생각하는 인공지능기초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공지능기초 과목을 담당하는 임성훈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공지능기초 과목 담당 임성훈 교수 <사진 = 박재영 기자>

 

Q. 인공지능기초 과목은 약 200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대형 강의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강의 규모가 너무 커서 집중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대형 강의를 진행하며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작년 강의평가에 강의실 규모가 커서 춥다든가, 화면이 잘 안 보인다든가, 거리가 멀어서 질문이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 학생 수가 많아 출결 확인에도 난항이 있었고 질의응답도 어려웠다. 또 수업을 할 때 얼굴을 보면서 이해를 하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난이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많고 멀리 있는 학생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그런 걸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Q. 분반을 나누는 방안에 대해 논의된 적이 있었나?

논의가 나온 적은 있는데, 분반을 나눈다고 하더라도 번호순으로 나눌지, 아니면 수준별이나 전공 희망으로 나누어야 하는지 등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수준별로 고급반, 기초반을 나눈다면 고급반 학생들은 학점을 받기 더 어려워질 것이고, 학점을 잘 받으려고 기초반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생길 수 있다. 결국 분반을 나누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강의 규모에 관한 문제는 강의 일정 부분을 온라인 수업으로 올려놓고, 학생들이 그걸 듣고 와서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 방식이 분반을 나누는 것보다 효과적일 것 같다. 학생들의 이해도 파악 문제는 질의응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학생들의 질문을 들으면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수준을 어느 정도로 조절해야 할지 파악이 된다. 학생들의 이해도를 파악하는 데 질의응답 시간에 공유하는 질문의 수준이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Q. 인공지능기초 과목은 총 네 명의 교수님이 진행하시는데, 수업 구성이나 배분은 어떻게 하는가?

크게학습 기반이 아닌 방법학습 기반심층 학습활용 4개 부분으로 나누어 교수별로 하나씩 맡고 있다. 작년 강의평가에서 네 부분 간에 연결이 어렵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다음 학기부터는 김예성 교수님과 저 둘이서 강의를 맡아 중간고사 전후로 나누어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면 내용 간 연결이 어려운 문제는 나아질 것 같다.

학습 기반까지 김예성 교수님이 맡고, 심층 학습과 활용은 제가 맡아 강의한다. 제가 딥러닝 개론 강의도 하고 있어서 그 부분에서 난이도를 낮추고 수학 내용은 줄이고 개념 설명을 늘릴 생각이다.

 

Q. 강의를 교수님 두 분이 진행하면 수업 부담이 많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

부담이 늘긴 하지만 학생들의 피드백은 당연히 반영해야 하지 않나. 교수 네 명이서 강의 방식이나 내용이 각기 다르다 보니 연결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구성이 학생들이 배우기에는 더 낫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진행하기로 했다.

 

Q. 인공지능기초가 공통필수 과목으로서 목표하는 바는 무엇인가?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단순히 사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고, 그걸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목표다. 다른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인공지능 기반의 탐색이나 시각화 작업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때가 있을 거다. 또 컴퓨터 공학이나 인공지능 분야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경우, 여기에 더해 앞으로 배우게 될기계학습개론딥러닝 개론강화 학습컴퓨터 비전 개론 강의의 간단한 선행 학습이나 맛보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인공지능기초 과목의 내용이 기계학습개론과 겹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계학습개론은 심층 학습 이전에 나오는 방법론 위주로 가르치다 보니 겹치는 부분이 있다. 내년부터는 기계학습까지 중간고사 전에 끝내고, 그다음부터 심층 학습으로 들어가므로 기계학습개론과 겹치는 부분이 줄어들 것이다.


Q. 비전공자 학생들의 경우에는 난이도가 어렵다는 의견이, 반면 전공자 학생들에게서는 내용을 다소 피상적으로 다루어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이 궁금하다.

사실 전공자, 비전공자 학생 간에 의견이 갈리는 문제를 100%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선 전반적으로는 비전공자 학생에게 맞춰 난이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학기에는 개념적인 부분을 늘리고 활용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강의 내용을 수정할 것 같다.

사실 전공자 학생들도 이제 2학년이 된 학생들인 만큼 인공지능을 따로 배우지 않은 한 배움의 깊이가 아직 엄청나게 깊을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전공자 학생들 입장에서도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개념들을 수업을 통해 더 구체화해 나가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인공지능 연구를 할 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새로운 관점이나 시각을 얻는 일이 많은데, 그런 경험도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Q. 다른 전공에 비해서 컴퓨터 전공과 관련된 공통필수 과목이 세 개(프로그래밍, 데이터사이언스 기초, 인공지능기초)나 되는 게 균형이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대학생은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부분을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책임져 나가는 시기이지 않나. 다만 컴퓨터 전공 필수 과목이 많은 건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이 이제 필수적인 기술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전공자라도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미리 기초로 배워두면 좋을 거라는 취지에서 필수 과목으로 지정이 된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강의 질을 개선해 나가면서 인공지능기초 과목이 학생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만들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인공지능기초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기 말 강의평가를 보면 인공지능기초 과목의 평가가 유독 낮다.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들은 다 인지하고 있고, 담당 교원으로서 그런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년도에도 프로그래밍 과제가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서 난이도를 낮추려고 노력했는데, 내용 간 연결이 잘 안된다는 점까지는 해결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다음 학기에는 과제도 좀 더 수월하게 하고, 교원 수를 줄이고 난이도를 낮춰서 비전공자 학생들도 과목에 보다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학생들이 인공지능기초 수업에 임할 때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점이 있는가?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했으면 한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내가 궁금한 걸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또 알고 있던 내용이라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교수가 가진 사고의 틀과 학생들이 가진 사고의 틀이 다르다 보니 교수 혼자 이야기하면 놓치는 부분들이 생기는데, 그럴 때 학생들의 질문이 그 틈을 메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하면 저도 더 신이 나서 이야기하게 된다.

 

20학번부터 공통필수로 지정된 인공지능기초 과목은 난이도, 구성, 강의 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담당 교수진 역시 이를 인식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 문제점을 고쳐나가며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컴퓨터공학 지식이 필수적인 시대, 학생과 교수 간 활발한 의견 공유를 통해 인공지능기초 과목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김오민 기자 omin.kim@dgist.ac.kr

박재영 기자 jaeyoung21@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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