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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교재 #2] 학생을 위한 전자교재, 마지못해 보는 학생

사회

2017. 1. 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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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오타부터 부족한 설명까지갈 길이 멀어


전자교재는 DGIST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DGIST만의 자체교재이다. 하지만 아직 그 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11월 3일 자로 DNA에 올라간 ‘[전자교재 #1] 아이패드는 있는데, 전자교재는 어디에…’ 기사에서 다루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미 제작된 전자교재가 지니고 있는 질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


제작 기간도 길고 많은 수고가 필요한 전자교재를 DGIST에서 굳이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DGIST PRESS의 김현호 선임은 “전자교재보다는 자체교재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라며 교재의 형식이 아닌 교재 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융복합 교육을 지향하는 DGIST의 특성상 DGIST의 교육 방식은 다른 일반적인 대학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교재들 보다는 DGIST의 실정에 최적화된 자체 교재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고 이것이 곧 전자 교재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만들어진 자체 교재에 대해 DGIST 학부생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이를 알아보기 위해 11월 13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진행된 전자교재의 완성도에 관해 DGIST 학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고, 총 79명의 학생이 설문에 응답하였다.(설문조사의 대상이 된 전자교재는 수학, 물리, 화학, 생물 과목으로 제한하였다). 그 결과, 기존에 존재하는 일반 교재와 전자교재를 비교하였을 때, DGIST의 전자교재가 ‘미흡하다’, ‘매우 미흡하다’에 답한 학부생은 43%에 달하였다. 그에 반해 ‘만족스럽다’, ‘매우 만족스럽다’에 답한 학부생은 28%에 불과했다. 즉, 많은 학부생이 전자교재의 완성도에 관해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 기초학부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전자교재의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학부생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전자교재의 문제점은 빈번한 오타였다. 현존하는 대부분 전자교재에서 오타를 찾아볼 수 있었으며 그중에는 잘못된 증명이나 수식의 오류 등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방해하는 치명적인 오타도 발견되었다. 심지어는 기존에 시판된 교재의 내용을 옮기는 과정에서 번역이 부자연스러워 교재의 역할을 하기 부적절한 경우도 있었다. 기초학부의 김민수 학생(’15)은 “전자교재의 잦은 오타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오타를 빠르게 개선하기엔 전자교재 집필에 참여할 교수의 수가 너무 적고, PRESS의 인력 또한 모자라며, 교재에 관한 피드백을 해줄 학생 수 또한 적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PRESS에서는 학부생들로 구성된 교재원정대와 근로장학생을 통해 지속적인 수정작업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이런 대안은 학생이 학기 중에 학업과 함께 교재원정대나 교재 관련 근로장학생 일을 병행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PRESS에서는 업무 기간을 방학 중으로 잡거나 휴학생 중에서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라 한다. 


학부생이 두 번째로 많이 지적한 전자교재의 문제점은 예제가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예제조차도 풀이가 없다는 점이다. 가르침을 받는 학부생 입장에서는 수업 때 배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적용해볼 수 있는 충분한 수의 예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 DGIST 전자교재에 수록된 예제는 그 수가 충분하지 못하며, 예제가 있는 경우에도 그 예제에 대한 풀이가 없어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부생의 의견이다. 전자교재가 진정 자체교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양질의 예제와 풀이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자교재의 내용 자체가 부족하여 자체 교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내용 자체는 충실하나 수업 및 강의 자료가 추가로 요구되는 전자교재가 있는가 하면, 그 내용부터 충분하지 못해 학업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교재도 있다는 것이 학부생의 의견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전자교재가 아닌 기존의 일반적인 교재로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 학생들에게서 이유를 들어보면 전자교재의 질이 기존 교재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대학생들보다 과목에 대한 깊이가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알게 모르게 전자교재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독자적인 교육과정을 강조하고 실천하기에 자체 교재가 필요한 DGIST로서 이는 크나큰 문제다. 여러 최신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고, 동영상과 같은 다양한 시각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자교재가 다른 일반교재와 구분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미흡한 완성도에 의해 이러한 장점들이 묻히고 있는 것이다. 전자교재가 제 역할을 해내기엔 아직 시기상조이다.


시험이 끝난 뒤, 학술정보관의 대출 반납 서가에서는 학생들의 교과목과 관련된 교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박재우 기자 aig0016@dgist.ac.kr & 염지우 기자 jimmy0834@d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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